전자담배 피운 후 기억 잃었다…女 20여명 성폭행한 30대

입력 2024-05-02 20:03   수정 2024-05-02 20:23


액상 합성 대마가 든 전자담배, 수면제 등을 이용해 여성을 성폭행한 30대 남성 2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여성은 20여명에 이른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 준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과 약물중독 재활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 제한 등도 명령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6일께 A씨 집에서 피해 여성 C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액상형 합성대마가 든 전자담배를 C씨에게 건네 흡입하게 했다. 이후 C씨가 정신을 잃자 집단 성폭행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아울러 이들은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국 각지 유흥주점에서 일하면서 업소와 주거지 등에서 여성들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하거나 액상 합성대마가 든 전자담배를 피우도록 한 뒤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여성은 20여명에 이르며, 이들이 찍은 영상 용량만 280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액상형 합성대마가 든 전자담배로 항거불능 상태를 야기해 순차적으로 피해자를 강간하고 영상까지 촬영하는 등 죄질이 나빠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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